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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소스
카리스마 크리에이터 카타오카 토모
등장인물
- 아토 유우
학생. 운전면허를 취득한 다음날, 가슴의 통증으로 입원했다.
- 사쿠라 세츠미
아토가 입원 중에 만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의 여성.
말이 적고,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 마키에 모토코
아토가 입원한 병원의 접수 담당자.
- 아키시마 유카
모토코의 선배. 정장이 어울리는 누님.
한때 병원에서 친구를 간호했던 적이 있다.
수선
학명 나르키소스.
개화시기는 11월 ~ 3월.
씨로도 키울 수 있으나, 개화까지 수년이 소요되어, 알뿌리를 이용한 재배가 주를 이룬다.
꽃말은 자기애.
프롤로그 199X년 봄 세츠미
"확실히 어렸을 때부터 건강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초등학교는 평범하게 다닐 수 있었다.
여름방학에는 새카맣게 탈 정도로 놀던 때도 있었다.
매일같이 자전거를 타고 시민 수영장에도 다녔다.
흐르는 땀과 매미의 소리, 소나기가 온 다음의 석회 냄새도 좋아했다.
6월. 중학교에 들어가고 바로 다음.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수영에 쓸 수영복을 주문한 다음날의 일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입원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1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조금 전…….
내리기 시작한 비가, 이상하게 더 차갑던 날이었다.
……새하얀 장마비가 내리는 하늘 속.
물론, 처음에는 같은 반 애들도 매일같이 병 문안을 와줬다.
퇴원했을 때는 주말마다 집에도 놀러와 줬다.
매일 수업의 노트, 프린트 물, 숙제도 가져와 줬다.
그 날 있었던 별것 아니고, 아무래도 좋은 일들.
그런 것들도 즐겁게 들려줬다.
“하지만 그런 것은 처음 뿐”
가을을 맞고, 겨울을 지나며, 입원, 퇴원, 통원…….
그리고 다시 입원을 반복…….
학교에서, 사회에서, 뒤떨어져버린 나.
한때 친구라고 불렀던 동급생들.
길에서 만나도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정도.
전에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이제는 ‘너’가 나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그리고 어느 센가 남이 되었다.
계절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듯 했다.
“……왠지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는 것 같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나라는 존재라는 건.
그래서……지워진 듯 했다…….
……몇 년 후.
몇 번인가의 입원, 퇴원을 반복하여……더 이상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게 되어, 아마도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져버렸을 즈음.
우리가족은 오랫동안 살던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게 됐다.
어머니는 근처의 도시락 집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됐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입원비도 녹녹치 않다.
병동에서는 매일같이 입원 환자들의 입에 오르는 이야깃거리였다.
그들의 가족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당사자들은 가족이 지는 부담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새로 옮겨온 곳은, 오래된 조금 더러운 목조건물의 새 보금자리.
좁아진데 더해, 아버지의 통근 시간은 2시간이 넘었다.
반대로, 내가 병원에 가는 거리는 걸어서 3분이 됐다.
그런 낡고 좁은 아파트를 앞에 두고 아버지는,
‘여기는 공기가 좋아서 기분이 좋구나’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어머니도 같이 웃어 주었다.
몸이 염려된다며, 내 방에는 에어컨도 마련해 주었다.
물론 다른 방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파트타임에 나가게된 어머니는, 남은 거라면서 자주 코로케와 감자칩을 가지고 돌아왔다.
좁은 방안에서 같이 먹었다. 언제나 기쁜 듯이 웃어주었다.
……정말로……괴로웠다.
그렇게 신경 써주는 것이, 견딜 수 없게 괴로웠다.
고마움, 기쁨보다는 죄송하다는 생각뿐이었다……
‘너 때문이다’
“분명……그렇게 말해주길 바랬을지도 몰라”
좀더 아무렇지 않게 대하길 바랬다. 다정하게 대해 주는 것이 괴로워……어찌할 수 없는 나 자신에게 초조함이 심해져, 분노마저 느껴졌다.
혹시 신이 존재한다면 빨리 고쳐줬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게 안 된다면, 지금 당장 죽게 해달라고 마저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지우려 하고 있을 때, 그와는 반대로 더 눈에 띄게 하려하는 부모님.
그것이 오히려 괴로웠다.
다정함에 보답할 수 없는 나 자신이 분했다.
세상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불행’이라는 것.
그 중에 하나가 우연히 나에게 내려앉은 것을 저주했다.
이럴 때일수록 나도 웃음을 건네며, 밝게 행동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사실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감자칩을 묵묵히 먹는 것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애써 달아준 에어컨이지만, 죄송한 생각이 들어 그리 켜는 일도 없었다.
창밖에는 비.
“처음 입원한 그 날부터 몇 번째일까……”
기세 좋게 우산을 흔들며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혼자서 창가에 서서 지켜본다.
몇 번째인가의 계절을, 하얀 장마비가 내리는 하늘을……누군가와 대화할 필요도 없이 보냈다.
문득 본 서랍에는 교과서나 참고서 같은 것들.
새것 같은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나의 영어 교과서는 1학년 중간고사 이후로, 손도 대지 않은 상태였다.
“거기서……나의 시간도 멈춘 것 같다”